줄거리
김순실(최은희)은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진격한 국군과 함께 평양에 온 종군기자 오영수(김석훈)를 만난다. 순실은 뜻밖에 옛 애인을 만나 옛정을 되살리지만 오영수는 본사의 명령으로 서울로 돌아간다. 오영수가 김순실을 데리러오기 전에 중공군이 개입하여 김순실은 오영수의 아이를 밴 채 후퇴의 길을 떠나는데, 후퇴 도중에 중공군에게 강간을 당한다.
김순실은 부산에서 아이를 낳는다. 그녀는 오영수가 있는 곳을 알게 되나 영수에게 새 애인 애희(윤인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찾아가기를 망설인다. 순실은 스스로가 더럽혀진 몸임을 한탄하고 아이를 의지하며 살기 위해 캬바레의 가수가 된다. 영수는 순실을 찾아내지만 이미 아이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다. 영수는 순실을 향한 사랑을 불태우지만 순실은 자기로 인해 또 하나의 가정의 파괴를 두려워해 몸을 피한다. "정조란 육체가 아니라 양심이다"라고 영수는 순실에게 말한다.
순실은 자립하려고 하지만 살인혐의로 구속된다. 모든 것을 버리고 형무소로 달려온 영수에게 순실은 "동란에 모든 것을 잃었으나 신앙을 다시 찾았습니다"라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겠다고 다짐하고 영수를 집으로 돌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