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봉선화>는 '김기영 프로덕션'의 첫 번째 작품으로, 그가 처음으로 제작과 연출을 겸하며 철저하게 오락성을 앞세운 장르영화이다. 김기영 감독만의 독창적인 표현이 더욱 뚜렷해진다. 조도령(안석진)은 당파 싸움의 희생양으로 과거시험에 낙방하고, 대신 동문수학을 한 박영식(고설봉)이 급제하여 사랑하는 영랑마저 빼앗는다. 조는 산으로 들어가 도적떼의 우두머리가 되어, 양반들을 모두 상놈으로 만들어 세상에 복수하겠다며 악행을 일삼는다. 그는 한 전투에서 영장이 된 박영식의 화살을 맞고 패배하자, 박영장의 딸 숙향(나강희)을 납치하여 다시 산으로 올라간다. 조는 여자를 탐하는 부하를 죽일 정도로 내부의 법을 엄격히 적용하지만 자신은 옛 연인 영랑과 닮은 숙향을 사랑하게 된다. 사실 숙향은 조의 딸이었음이 밝혀진다. <봉선화>는 김기영만의 스타일이 낙인된 작품임에 분명하다. 대사 감각도 영락없는 김기영의 것이고, 자신의 딸을 사랑하게 되는 근친상간적인 설정도 그렇다. 아쉽게도 영상자료원에는 두 롤 분량의 필름만 남아있다.
(출처 : 시네마테크KOFA <김기영 감독 10주기 기념 전작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