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등급정보
(1)
상영시간 90분
개봉일자 1955-10-13
개봉극장
국도
노트
■ 사운드의 사용이 독특하며, 농악, 춤, 창 등의 요소가 도입된 점과 과장된 연기 등을 통해 악극, 국극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
■ <양산도>(55)는 김기영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연출작이다. 당시 지면에 실린 영화평들을 살펴보면,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식자들로부터 그다지 좋은 평을 얻지는 못했던 것 같다. 예컨대 유두연은 이 영화에 대해 비극성을 살리려는 감독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악취미의 영화’라 혹평하고 있으며, 허백년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국산영화의 품위를 타락시킨’ 불성실한 작품이라 비판하고 있다.
사실 <양산도>가 그려내는 하층민간의 사랑과 이를 위협하는 상류층간의 삼각관계라는 플롯은 <춘향전>과 같은 오랜 설화나 <장한몽>과 같은 일본판 신파극 등 한국 대중문화를 통해 너무나 식상하게 다루어져왔던 소재임에 분명하다. 또한 인물 연기의 감정선이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다거나, 상징적이면서도 맥락과 다소 동떨어진 대사와 장면들, 성애 장면에서의 과장된 인물 표정과 연기는 당시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자연스럽게 따라가지 못하게 만든 원인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특히 오늘날 한국영상자료원에 남아있는 필름에는 빠져있는 결말부, 즉 하늘에서 한 줄기 빛과 함께 수동이 내려와 옥랑과 같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연출은 관습적인 리얼리즘에 젖어있던 식자들에게는 어쩌면 자신들을 우롱하는 처사로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당시의 식자들이 비판하는 영화의 단점이 오히려 김기영 영화세계의 본령으로 보인다. 즉 억지 감동을 조롱하는 듯한 혹은 비극을 소극으로 만들어버리는 듯한 부자연스러움과 과잉이 <양산도>의 경우에 겨우 그 맹아를 틔었을 뿐이며, <하녀> 이후 본격화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김기영 자신이 이 영화의 소재를 설화로부터 가져왔으며, 그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가진 장면은 다름 아닌 마지막 장면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김기영은 이 영화를 사실주의가 아닌 환상이라는 관점에서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감독의 이러한 의도가 그 의욕만큼 영화 속에서 잘 살았던 것 같지는 않으며, 하물며 이 영화를 한국영화사의 소위 ‘걸작’의 반열에 올려놓기는 더더욱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오늘날 초기 김기영의 영화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특히 이 영화가 1960년에 개봉된 <하녀> 이전에 연출된 김기영의 8개 작품 중 남아있는 유일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양산도>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제작후일담
- 노래 <양산도>에 깃들어있는 애달픈 사연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 이 영화는 한국영상자료원 고전영화컬렉션의 첫 번째 작품으로 일반에 DVD로 출시되었다.
- 한국영상자료원의 필름에는 마지막 장면에 유실되어 있는데, 감독의 증언에 의하면 하늘에서 한 줄기 빛과 함께 수동이 내려와 옥랑과 같이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이 마지막에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