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등급정보
(1)
관람등급 15세관람가
상영시간 92분
개봉일자 1955-03-07
(국도극장)
다른제목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다른 제목)
紳士는 金髮을 좋아한다(극장 개봉)
개봉극장
국도극장
노트
1955년 한국영화계를 강타한 것 중 하나는 마릴린 몬로의 관능미였다. 1955년 한 해를 결산하는 영화기사를 쓰면서 허백년은 당해 2월의 화젯거리로 몬로의 등장을 꼽았다. 2월에 <나이아가라>가 상영된 뒤 몬로워크나 그녀의 육감적 몸매는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영화평 대부분은 그녀의 관능미에 대한 찬사 혹은 혹평에 관한 것이었다. 영화평이 아니더라도 당시에 여담적인 기사로 <나이아가라>에서 시작되어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로 이어진 마릴린 몬로의 선풍적 인기에 대해 그녀가 출연한 작품을 관능적 영화로 분류하면서 ‘난잡한 포스터’, ‘반광태적인 선전’으로 비난하는 기사가 종종 보인다.
하워드 혹스는 1952년 작 <몽키 비지니스>를 통해서 마릴린 몬로의 관능미의 유효성을 알아본 감독이었다. 전쟁영화, 서부극, 추리물 등 여러 장르에서 이미 대가였던 혹스는 스크루볼 코미디 분야에서도 <브링업 베이비>, <히즈걸 프라이데이>를 만들면서 이 장르에서도 훌륭한 감독임을 입증했다. 첫 주연을 맡았던 <나이아가라> 이후 하워드 혹스와 함께 한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는 몬로의 이러한 캐릭터를 완성시켜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로렐라이의 백치미와 다이아몬드를 좋아하는 성향은 뮤지컬 코미디의 외양을 띠면서 밉지 않게 그려지고 있다. 하워드 혹스가 감독한 스크루볼 코미디는 모호한 결론으로 다양한 해석을 유도하는데 이 영화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마지막에 백만장자 아버지가 아들의 재산 때문에 결혼하려는 것인지 묻자 로렐라이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 사람 돈 때문이 아니라 아버님 재산 때문에 결혼하려는 거예요” 너무나 당당한 대답에 아버지는 할 말을 잃는데 로렐라이는 여기에 덧붙인다. 남자는 예쁜 여자를 얻는 게 당연한 것이고 여자는 돈 많은 남자를 원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당신에게 딸이 있다면 가난한 남자에게 보내실 건가요?” 너무나 솔직하게 당당한 로렐라이의 모습에 아버지는 결혼을 허락하게 된다. 그러나 너무나 노골적인 이 대사를 유쾌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은 로렐라이를 완벽하게 구현한 마릴린 몬로의 캐릭터로 인한 결과이다. 거의 백치에 가까운 그녀를 문책한다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영화 초반 마릴린 몬로가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가장 좋은 친구”를 부르는 장면에서 관객은 이미 그녀에게 굴복했을 것이다. - 이길성(영화사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