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뉴우스]더위를 피해서 1950~1960년대 피서지 풍경

by.공영민(영화사연구자) 2018-07-24조회 4,975
19560년대 피서지 풍경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올여름은 1994년의 더위를 넘어설 것이라는 뉴스도 전해진다. 피서 방법과 피서지 추천 또한 다양한 뉴스를 통해 전달된다.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최우선으로 꼽히는 피서지는 바다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뉴스는 전국 각지의 해수욕장 개장 소식이다. 1950~1960년대 초반 TV 방송이 활성화되기 전 ‘해수욕장 개장’ 같은 생활뉴스는 극장이나 이동 상영에서 볼 수 있는 정부의 <대한뉴스>나 미 공보원의 <리버티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주 단위로 발행되는 뉴스인지라 지금에 비하면 신속성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고 볼 수 있다.

<대한뉴스>와 <리버티뉴스>는 정치‧사회 뉴스를 중심으로 공보선전에 치중했기 때문에 생활뉴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을 차지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무더위 소식과 피서지 풍경은 매해 단골로 등장하는 인기 뉴스였다. 이 뉴스들은 주로 바다와 강, 계곡에서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1분여의 짧은 시간 동안 단조롭게 스케치하는 것이 전부지만, 피서지 풍경은 서울 중심이 아닌 전국 각 지역의 다양한 풍경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영상이다. 다음의 뉴스들에서 1950~1960년대 전국 각지의 피서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영상은 1956년 <리버티뉴스 제169호>에 등장하는 대구 동촌유원지의 모습이다. 이 영상에서는 1950년대 사진작가들의 도시로 유명했던 대구답게 아마추어 사진대회가 열리는 모습과 더위를 피해 보트 놀이를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름철을 맞는 대구 시민들의 아름답고 서늘한 놀이터”로 소개되는 1956년의 동촌유원지와 현재의 동촌유원지를 비교하면 더욱 흥미로울 영상이다.
 
1956년 여름 대구 동촌유원지의 모습: 아마추어 사진대회
1956년 여름 대구 동촌유원지의 모습: 아마추어 사진대회

1956년 여름 대구 동촌유원지의 모습: 보트를 타는 사람들
1956년 여름 대구 동촌유원지의 모습: 보트를 타는 사람들

1956년 여름 대구 동촌유원지 전경
1956년 여름 대구 동촌유원지 전경
 
두 번째로 소개할 영상은 1957년 <대한뉴스 제127호>에 실린 <성하(盛夏)의 메모>로 한여름 더위를 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름철 과일을 사고파는 사람들과 계곡, 강,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흑백 영상이나마 시원한 여름나기 모습을 전달하고자 하는 뉴스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1957년 여름: 과일 좌판 앞의 상인과 시민
1957년 여름: 과일 좌판 앞의 상인과 시민

1957년 여름: 과일 좌판 앞의 상인과 시민
1957년 여름: 야외 간이수영장
 
세 번째로 소개할 영상은 1960년 <대한뉴스 제274호>의 ‘어린이 풀 개장’ 소식이다. 1960년 서울시는 장충, 탑동, 인현, 사직, 묵정, 삼청, 영등포 등 7개 공원에 어린이 수영장을 마련해 초등학교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개장했다.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였으며, 입장료는 초등학생 기준 두 시간 이용에 30환이었다.1)  당시 국숫값이 30환, 재개봉관의 입장료가 150~250환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입장료는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서울 시내 각지에 대대적으로 어린이 전용 수영장을 개장한 것은 이 시기 어린이의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상에서는 현재 충무로5가에 위치한 묵정 어린이 공원의 과거 모습인 ‘묵정 어린이 풀’을 확인할 수 있다.
 
1960년 여름: 묵정공원 어린이수영장
1960년 여름: 묵정공원 어린이수영장
1960년 여름: 묵정공원 어린이수영장
 
네 번째로 소개할 영상은 1961년 <대한뉴스 제325호>에 실린 <더위 95도 2분>이다. 섭씨 34도를 넘는 최절정의 폭염을 알리는 제목으로 이 영상이 여름철 주요 소재인 피서지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해수욕장과 피서객의 모습을 스케치한 영상이지만 이 뉴스를 선택한 것은 현재는 없어진 인천 송도해수욕장의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인천 송도해수욕장은 한국전쟁 후 유엔군 전용으로 운영되다가 1958년 징발 조처가 해제되었지만,  복구공사와 권리자의 내분 등을 이유로 개방되지 않다가 1961년 임시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정상적인 운영은 송도유원지로 이름을 바꾼 1963년 이후 이루어졌다. 영상에서는 전쟁 후 처음으로 대중에게 개방된 인천 송도해수욕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961년 여름: 인천 송도해수욕장
1961년 여름: 인천 송도해수욕장
1961년 여름: 인천 송도해수욕장
1961년 여름: 인천 송도해수욕장

마지막으로 소개할 영상은 1964년 <리버티뉴스 제574호>와 1965년 <리버티뉴스 제629호>의 해수욕장 풍경이다. 두 영상 모두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모습을 담고 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은 해운대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과 함께 피서지 소식에 단골로 등장하는 해수욕장이었다. 두 영상 모두 송도해수욕장의 전경과 더불어 1964년부터 운행을 시작해 부산의 명물로 이름을 날린 한국 최초의 해상케이블카와 1927년 설치돼 수많은 피서객의 사랑을 받았던 해상다이빙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케이블카, 다이빙대와 더불어 피서객들로 빽빽한 해수욕장은 이 시기 피서지를 상징하는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해상다이빙대는 1987년 태풍 셀마로 철거되었다가 2013년에, 케이블카는 1988년 운행 중단되었다가 2017년에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되었다.2) 영상을 통해 송도해수욕장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그리고 무더위가 이어질 2018년 피서지는 어떤 모습으로 기록될지 상상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1964~1965년 부산 송도해수욕장 전경
1964~1965년 부산 송도해수욕장 전경
1964~1965년 부산 송도해수욕장 전경
 
1964년 여름: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해상다이빙대
1964년 여름: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해상다이빙대
        

1964년 여름: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해상케이블카
1964년 여름: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해상케이블카
1964년 여름: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해상케이블카

현재 송도해수욕장 케이블카
2018년 현재: 복원된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해상케이블카


 
1) 『경향신문』, 1960년 7월 22일자
2) 『연합뉴스』, 2013년 7월 7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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