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산호초(비운, 블루 라군)

영화 해제

현재통용제명: 푸른 산호초
수입개봉명: 悲運
원제: The Blue Lagoon
제작년도: 1949
제작사: J. 아서 랭크 영화사(J. Arthur Rank Productions) / 영국
감독: 프랭크 론더(Frank Launder)
출연진: 진 시몬즈(Jean Simmons), 도날드 휴스턴(Donald Houston), 노엘 퍼셀(Noel Purcell), 제임스 헤이터(James Hayter), 시릴 쿠색(Cyril Cusack)
수입사: 한국문화사
개봉극장: 시네마코리아
개봉일: 1957.05.30.


전단지 구성 및 특이사항 
전체 2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전단지로, 앞면 표지에는 굵은 붉은 글씨로 영화의 표제를, 하단부에는 푸른 글씨로 영어 원제를 역시 크게 배치하였다. 가운데에는 영화의 주요 장면 스틸사진을 흑백으로 인쇄하였다. 전단의 왼편으로는 “흐르는 십자성 따라 표류하는 한 쌍의 소년과 소녀의 눈물겨운 사랑의 이야기! 전 구라파를 휩쓸은 명작소설 <푸른 산호도>의 영화화!”라는 홍보 문구가 푸른 계통의 글씨로 인쇄되어 있고, 전단의 오른편에는 역시 푸른 글씨로 주연 배우들과 감독의 이름을 적었다. 뒷면은 갈색 계열의 단색조로 인쇄되어 있으며, 주로 영화의 해설과 줄거리 요약, 배우와 캐스트들의 약전이 실려있다. 특이한 것은 <1933년 프랭크 라운더의 구상>이라는 별도의 꼭지를 통해, 이 영화의 감독인 프랭크 라운더가 실제로 영화가 제작된 1949년보다 훨씬 이전인 1933년부터 원작 소설을 각색해 영화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었음을 소개하고, 이것이 왜 좌절되었는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덧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줄거리 
때는 1904년. 한 영국 여객선이 남태평양의 망망대해에서 난파하고, 두 영국인 어린 아이들인 에멀라인 포스터(수잔 스트랭스)와 마이클 레이놀즈(피터 존스), 그리고 늙은 선원 패디 버튼(노엘 퍼셀)이 가까스로 구명 보트에 올라 살아남는다. 수일이 지난 뒤, 그들이 탄 보트는 해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열대 우림이 가득한 숲에 도착한다. 이들은 이곳에서 다른 배가 근처를 지나갈 때까지 살아남기 위한 임시 보금자리를 꾸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패디가 술을 마시다가 사고로 죽게 되고, 에멀라인과 마이클은 혼자 남겨진다. 아이들은 조금씩 섬에서 혼자 살아남는 법을 깨달아가고, 다행히 섬은 그들 두 명이 같이 살아나가기에 충분한 자원을 갖고 있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914년, 이제 성인이 된 에멀라인(진 시몬)과 마이클(도날드 휴스턴)은 자신들이 “낙원”이라고 부르는 섬에서 함께 살면서 물고기를 잡고 주변 산호초에 수영해 들어가 조개를 캐면서 가끔씩 “구슬”을 따다 모아두는 식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한편 이들은 자신들이 성장하면서 겪은 신체의 변화에 대해 놀라고 당황하면서도, 이를 점차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섬에 또 다른 작은 배가 나타난다. 이 배에는 머독 박사(제임스 헤이터)와 제임스 카터(시릴 쿠색)라는 두 명의 영국인들이 타고 있었는데, 이들은 범죄자들로, 범죄인을 수송하는 배에서 몰래 탈출해 도망친 사람들이다. 무인도라고 생각했던 섬에서 에멀라인과 마이클을 만나고 놀란 머독 박사는 곧 마이클이 값비싼 진주를 가치도 모르고 엄청나게 모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를 속여 진주를 차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머독이 마이클을 속여 진주를 차지하려고 하는 사이, 에멀라인의 미모에 반한 카터가 그녀를 겁탈하고자 그녀를 납치해 배를 타고 혼자 도망치려고 한다. 격분한 머독과 카터는 자신들이 타고 온 배에 올라 서로와 격투를 벌이다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죽고 만다. 마이클과 에멀라인은 다시는 섬을 떠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에멀라인을 카터의 손에서 구출하는 과정에서 마이클은 자신이 에멀라인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들은 곧 스스로 “결혼식”을 올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에멀라인은 임신하고, 매년마다 찾아오는 열대 폭풍우의 한복판 속에서 아기를 낳는다. 둘은 아기의 이름을 패디라고 짓는다, 

다시 3년이 지난 1917년, 에멀라인은 갑자기 바깥 세상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패디가 자라는 것을 보며 에멀라인은 만약 자신과 마이클이 갑자기 죽게 된다면 아이가 어떻게 혼자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하게 된다. 결국 에멀라인은 마이클을 설득해 섬을 함께 떠나기로 마음먹고, 마침내 조각배를 만들어 셋은 함께 떠나게 된다. 그러나 바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무작정 망망대해로 떠나온 세 사람들에게 바다는 너무나도 큰 것이었고, 에멀라인과 마이클은 서서히 탈진해간다. 마침내 영국 선박이 조각배를 발견하지만, 이들이 작은 배 안에서 발견한 것은 그저 어린 아이 하나뿐이었다.(출처: IMDb)


NOTE 
영국인 소설가 헨리 드비어 스탁풀(Henry De Vere Stacpoole)의 1908년 소설 <푸른 산호초 (The Blue Lagoon)>는 출간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전단에도 간략하게 소개되었듯이 빅토리아 시대를 막 벗어나 아직도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린 소년과 소녀가 스스로 성장해 스스로의 성적 성숙함을 깨닫고, 사랑, 임신, 출산, 양육을 배워간다는 내용이 당대 독자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그 내용의 도덕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꾸준히 인기를 끌었고, 이에 따라 이미 1923년에도 영화로 제작된 바 있었다. 이 영화는 이 소설의 두 번째 각색판이며, 국내에는 브룩 쉴즈(Brooke Shields)가 주연한 1980년의 세 번째 각색판이 <블루 라군>이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1949년판의 경우 시네마코리아 극장에서 1957년 5월 30일에 개봉하여 6월 12일까지 상영되었고, 이후 8월에는 계림극장, 9월에는 동양극장, 10월에는 동도극장을 거쳐 이듬해 1월에는 화신백화점 극장에서 재개봉, 재상영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가 시네마코리아 극장에서 개봉된 지 5일째 되던 1957년 6월 4일에 HLKA-TV의 <극장안내> 코너를 통해 시네마코리아 극장과 이 영화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담은 20분 분량의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는 것인데, 이는 한국 초기 TV 방송에서 특정 영화를 소개한 매우 드문 초기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석지훈(영화사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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